나는 캘리포니아주 코스타 메사에 있는 우리집에서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에겐 이미 열 명의 아이들이 있는데다 곧 한 아이가 더 태어날 예정이어서
날마다 정신없이 바빴다.
그날은 특히 집안의 허드렛일을 하기도 힘들었다.
그 모두가 한 아이 때문이었다.
당시 세 살이었던 랜은 내가 가는 곳마다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 때문에 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몇 번씩이나 아이에게 결려 넘어지곤 했다.
나는 그때마다 아이에게 다른 재미있는 놀이를 하라고 일러주었다.
“랜, 가서 그네를 타고 놀면 어떻겠니?”
하지만 랜은 그저 해맑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괜찮아요. 엄마. 난 엄마랑 함께 있는 게 더 좋아요.”
그러면서 마침내 다섯 번째 랜의 발에 걸렸을 때,
나는 그만 참을 수 없어 밖에 나가 다른 아이들과 놀라고 소리를 질렀다.
아이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목소리를 낮추어 아이에게 자꾸만 엄마 뒤를 따라 다니는 이유를 물었다.
랜은 맑은 초록빛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엄마, 선생님이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라고 했어요.
그런데 예수님은 볼 수 없으니까 엄마를 따라 다니는 거예요.”
나는 두 팔로 랜을 꼭 껴안았다.
사랑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세 살바기 아이가 품고 있는 순진하고 아름다운 생각에
감사의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출처 : 낮은 울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