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만나는 세계의 맛
우리는 늘 어딘가를 갈망한다. 뚜벅뚜벅 걸어서,
기차를 타고, 혹은 비행기를 타고 다른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다. 하지만 여행이란 물리적 거리나
공간의 크기와는 무관할지도 모른다.
제주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타국의 맛을 느끼고
그곳의 공기를 상상할 수 있으니.
글 서인하 사진 민정연
한 접시의 요리에는 많은 것이 담긴다. 각기 다른 기후에서 자라난 곡물과 채소와 과일들을 비롯해, 다양한 환경에서 자라난 동물들, 생선들까지. 또한 맛을 가미하는 갖가지 향신료와 설탕, 소금, 간장 등의 양념들. 거기에 다양한 조리법과 저장, 숙성 방법까지 더해지면 다양한 나라, 다양한 문화만큼이나 독특하고 매력적인 음식이 탄생한다. 세계의 요리들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다양하고 무궁무진하다. 맛이라는 것은 하나의 우주 아닐까.
문득 엄마밥이 그리워지는 것처럼, 여행지에서 맛보았던 음식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방콕 카오산로드에서 먹었던 짭조름하고 달달한 팟타이와 바삭바삭한 스프링롤, 이스탄불 보스포르스해협을 바라보며 먹던 담백하고 신선한 연어구이와 뜨겁고 달달한 차이 한잔, 교토의 작은 밥집에서 먹던 할머니의 오므라이스, 히말라야 산위에서 먹던 네팔정식 달밧 등.... 음식은 단지 배를 채울 뿐 아니라 그곳의 문화와 자연, 음식을 먹던 순간의 추억까지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