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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e 01 | 어떤 날, 제주 카페에서 즐기는 디저트와 여유

by thebom posted Mar 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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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살롱드라방

 

살롱드라방의 시간은 느리다.

널찍하게 떨어진 테이블과 곳곳에 마련된 인테리어 소품들 사이로 한적함이 흐른다.

이곳의 여유로움에는 꾸미지 않은 고유한 매력이 살아 숨 쉰다.

 

 

 

 

킨포크 라이프에 대한 동경

미국 포틀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잡지인 킨포크로부터 유래된 ‘킨포크스타일’의 핵심은 소박하면서도 풍요롭고, 단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정취다. 어딘가 비현실적이면서도 지극히 일상적인 킨포크식 감성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추구하고 싶은 하나의 삶의 방식이 돼 버렸다. 그리고 살롱드라방이 일궈낸 일상적 수수함과 자연친화적 감성의 산물은, 킨포크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살롱드라방의 독특한 점은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낮고 사근사근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사람들은 각자의 여유로움을 즐기기 바빴다. 대화의 장소로 활용되는 보편적인 카페와는 확실히 다른 노선이었다. 누군가는 창밖으로 탁 트인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았고, 누군가는 카메라를 들어 이곳의 전경과 자신의 모습을 담았다. 애써 꾸며내지 않은 일상의 여유로움이 카페를 가득 메웠다.

이는 카페의 전체 분위기를 아우르는 센스 있는 인테리어 소품의 공이 컸다. 살롱드라방에는 집에서 금방 가져온 것 같은 일상적이고 소소한 소품들이 곳곳에 나열돼 있다. 그것들은 아무렇게나 나열돼 있는 것처럼 보여도 나름의 법칙을 갖는다. 인테리어에 일가견이 있는 부부가 운영하는 까닭에, 손님들의 테이블 세팅까지도 직접 손을 거친다. 살롱드라방은 예쁜 저택의 응접실에서 제대로 된 손님 대접을 받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살롱드라방의 이유 있는 소신

막걸리 공장을 직접 개조해 작년 7월 문을 연 살롱드라방은 채 1년이 안된 시간 동안 수많은 손님들이 찾는 제주의 인기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는 비단 인테리어 소품 때문만은 아니었다. 살롱드라방은 이끄는 젊은 부부의 건강한 운영 마인드 때문이었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시는데 우리가 안주돼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작년과 똑같은 인테리어, 똑같은 메뉴를 파는 카페는 되고 싶지 않아요”

살롱드라방은 시즌메뉴를 개발 중이다. 최근 선보인 딸기 토핑 팬케이크가 시즌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고 고정메뉴인 바나나 팬케이크도 꾸준히 사랑받는다. 싱싱한 과일과 팬케이크 특유의 달콤함, 촉촉함이 특징이다. 4월 중순에는 대대적인 인테리어 작업과 메뉴 변경을 계획했다. 일주일에 2번 휴무를 정한 것도 양질의 디저트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멀리 느리게 내다보는 것, 그것은 살롱드라방에 허용된 특권이다.

“살롱드라방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직 1년이 안 된 카페라 저도 가늠이 잘 안 돼요. 아직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카페 운영이 처음이라는 부부에게 살롱드라방은 실험과 도전의 공간과 다름없다. 카페 옆 공간에 마련된 ASL(아틀리에 살롱드라방)을 통해 본업이었던 가구 인테리어에도 비중을 실을 계획이다. 아직 이 모든 것을 실천하고 실현해나가는 중이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 앞으로도 이곳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갈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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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의 품격 리치망고

 

찌는 태양 아래 시원한 망고 셰이크는 기본이요, 탁 트인 해안 전경은 덤이다.

제주의 청량함을 담고 있는 리치망고는 손님들에게 맛있는 셰이크와 함께

예쁜 추억까지 선사한다.

 

 

 

 

노란 컨테이너의 활기

해안 도로를 달리다보면 노란색 컨테이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음료를 마시며 바로 바다를 마주할 수 있는 디저트 카페가 국내에 많지 않기 때문일까. 리치망고는 외국 휴양지의 인기 휴게소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여기에 빨간색 거대한 천막과 알록달록한 나무 탁자, 주인 부부가 컨테이너 벽면에 직접 그린 도마뱀 무리까지, 사소한 모든 것들이 모여 리치망고 특유의 재기발랄함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눈여겨 볼 점은, 음료 주문 시 연예인 이름표를 나누어 준다는 이 곳만의 독특한 방식이다. 손님들은 정우성부터 전지현까지, 국내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의 이름표를 부여받는다. 같은 음료를 시키는 손님들을 구별하기 위해 재미 삼아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리치망고만의 특징이 됐다. 실제로 연예인이 방문했을 때는 공란에 해당 연예인 이름표를 붙여 불러준다고 하니, 이곳 부부의 센스는 두 말 하면 입 아프다.

 

 

제주에서 만난 보라카이

여름 성수기 때는 하루에 1000잔 이상 팔릴 정도로,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있다지만 2011년 당시, 주인 부부가 이곳에 처음으로 터를 잡았을 때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다고 한다. “보라카이에서 10년 가까이 살다가 한국에 왔는데, 바다가 그리워서 제주에 터를 잡았어요. 이곳 풍경이 너무 예뻤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가게를 차리게 된 게 벌써 4년째예요. 보라카이에서 인기가 좋던 망고 셰이크에 착안해서 가게를 운영하게 됐어요”

리치망고는 망고 본연의 맛을 잘 살리는 맛 집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의 넘버 원 인기메뉴인 ‘스페셜 망고셰이크’에는 망고의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금세 밍밍해지는 생 망고 대신 얼린 망고를 2개 갈아 넣는다. 덕분에 얼음이 녹아도 진한 맛이 유지된다. 앙증맞은 사이즈의 페트병에 망고를 담아주는 것 또한 보라카이 가게에서 착안해 만든 리치망고만의 특징이다.

한참 망고 열풍이 불었을 당시, 우후죽순 생겨나던 망고 디저트 카페 사이에서도 리치망고가 굳건할 수 있었던 것은 이렇듯 “맛은 절대 변하지 말자”는 주인 부부의 약속 때문이었다. “많이 찾아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망고를 아끼지 않고 있어요. 재료비는 신경 쓰지 않아요” 정성이 깃든 시원한 망고 셰이크를 들이키며 바라보는 해안절경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망고의 리얼한 맛을 위해 아낌없이 퍼주는 리치망고의 뚝심이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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