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품은 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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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츠(こたつ)
겨울의 서늘한 공기가 짙게 스며든 방과 온기 깊은 이불 속만큼
서로 닮지 않은 것이 없다지만, 그 둘만큼 잘 어울리는 것도 없을 거야.
글 최현지 일러스트 권예원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 시시콜콜한 TV쇼를 보며 귤을 까먹는다거나 하는 일은 겨울에만 허락되는 고유의 행복이다. 그 온기에 대한 향수를 지닌 이들에게 코타츠는 일말의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코타츠는 일본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난방 기구를 일컫는다. 어릴 적에 본 텔레비전 속 짱구네 가족들 역시 코타츠 속에서 오밀조밀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코타츠는 두꺼운 이불이 탁자를 감싸 안은 행색을 하고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탁자의 틀을 둘러싼 담요가 사방으로 넓게 퍼져있다.
탁자 아래쪽엔 작은 온열기가 자리 잡고 있고, 함께 달린 열선과 팬이 발생하는 따뜻한 공기를 순환시켜 담요 속에 따뜻한 기운이 만연하게 한다. 코타츠는 단열이 취약한 일본 가옥의 특성이 자연스레 반영되었다. 대부분의 일본 가옥은 고온다습한 여름에 초점을 맞추어 지어지기 때문에 단열에 취약한 편이다. 때문에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선 난방시설을 대체할 만한 것이 필요했고 코타츠가 제격이었던 셈. 코타츠는 일본의 전통 의상과도 어색함 없이 어울렸다.
통이 넓은 특징을 한 일본의 전통 의상 덕분에 바지 밑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바람이 목까지 전달되어 그 효과가 더 컸다고 한다. 또한 타 전기 난방 기구보다 전기요금이 눈에 띄게 저렴하고 발생한 열이 실내를 건조하게 하거나 오염시킬 일 역시 없어 보편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족들을 하나둘씩 모이게 만들어 주는 코타츠 덕분에 우리에겐 생각지 못한 따뜻한 시간이 생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