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아이가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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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의 미학
글 라어진 일러스트 권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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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산다는 그곳,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 내리면 ‘Welcome to the world’s happiest nation(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이란 문구를 마주하게 된다.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 비결이 논해질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얀테의 법칙(The law of Jante)이다. 열한 가지 법칙 중 가장 첫 번째로 거론되는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덴마크 인들의 특유의 마음가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 아님을 주저 없이 인정하는 이들, “난 최고가 아닌데 왜 최고가 되어야 하냐?”고 진심으로 의아해하는 이곳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그들이 받아왔을 교육에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의아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최고가 아니어도 만족할 수 있는 여유라니. 이미 덴마크 사회 전반에 만연하게 퍼진 이러한 인식은 덴마크식 교육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덴마크에선 학생들에게 ‘잘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너보다 나은 내가 되기’가 아닌 ‘네가 잘 돼야 나도 잘 되는 것’임을 가르칠 뿐이다(가히 놀라운 덴마크의 공동체 의식은 아마 이곳에서 시작되리라). 그렇게 덴마크의 아이들은 그 이해하기 어렵다는 진리, ‘나만 잘 되는 것이 궁극적으론 나를 위한 길이 될 수 없음’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시험을 보되, 등수는 매기지 않는 평가 시스템, 교육 문화 전반에 깊게 자리 잡은 평등문화와, 학생들 사이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가 ‘어떻게 함께 잘 놀 것인가?’란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이곳의 학생들은 지극히 평범한, 전혀 특출나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는 것에 대한 일말의 두려움이 없다. 특출 난 아이는 특출 난 대로, 평범한 아이는 평범한 대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면 그만인데, 단지 서로에게 이로운 존재가 되자는 거다. 왜냐면 우린 한 공동체이기 때문에.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그것이 진심이었든 아니었든, 사랑하기 때문에 여러 번 이야기했던 “너는 특별해.”가 아이에겐 은근한 압박이 될 수 있었음을 말이다.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학업난과 치솟는 경쟁 속의 2016년, 어쩌면 오늘날의 부모들에겐 아이에게 “너는 평범한 아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