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야 합니다. 이 물음표를 던져야 느낌표가 따라오는 겁니다. 이 느낌표는 아마 모두에게 각자 다 다른 모양일 겁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남과 다른 나만의 생각을 갖는 것, 그런 생각을 가진 자신을 존중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ㆍ 왜는 왜 필요한가/p.32
사람들의 가치관은 다 다릅니다. 서로 다른 가치관들이 서로 소통하려면, 그것들 사이에 공통분모가 존재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공통분모는 강요를 통해 얻어져서는 안 되겠지요. 다만 사회의 성원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토론과 논쟁을 통해 차이를 좁혀 합의점을 넓혀갈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런 방식을 대다수의 성원이 공동의common 것으로 하기로 합의한 것이 이른바 ‘상식common sense’입니다. (…) 저는 이렇게 상식을 형성해가는 과정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ㆍ 우리는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pp.61-62
요즘 TV를 틀면 절반 정도 되는 프로그램이 소위 말하는 ‘먹방’, 즉 먹는 방송인 것 같아요. 마치 이 세상 모든 것을 먹어버리겠다는 식의 이글대는 욕망이 매체를 장악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항상 그렇게까지 배가 고픈가요? 그렇진 않을 겁니다. 음식 한 접시, 식사 한 끼 거른다고 우리가 영양실조로 죽진 않습니다.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무언가를 먹어야만 할 것 같은 욕망이 우리에게 주입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충동을 훈련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충동은 어떻게 훈련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 가능합니다. ㆍ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pp.93-94
진화론은 인간 본성과 관련하여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으며, 우리는 그 할 수 있는 것들로부터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점들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진화과학적 접근이 가치의 문제와 별개가 아니며, 오히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학의 사상과 가치들이 모두 하나였던 지성사를 돌아보아도, 과학은 언제나 인간에 대해 고민하고 자연과 우주에 대해 어던 식으로든 대답해왔습니다. 지금의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과학적 인간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ㆍ 과학은 가치에 침묵하는가/pp.137-138
세상이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요? 기성세대가 70~80년대 민주화를 위해 싸울 때, 그들의 부모님들은 격려를 해주셨나요? 되려 야단만 치셨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 세대는 꿋꿋하게 자기 미래를 개척했어요. 그런데 여러분 세대는 위로받으려고만 할 뿐, 저항하려 하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세대를 관통하는 정신이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음식 사진만 올리고요. 촛불을 들었다가도 곧 끝나버려요. 여러분 세대가 제대로 일어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받아들이지 마세요. 저항하세요. 요구하세요. 기회가 왔을 때! “좋은 대학 가라, 안 가면 손해다” 같은 이야기에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체제에 순응하지 마세요. 여러분에게 주어진 상황 탓을 하지, 여러분 자신 탓을 하지 마세요. 왜 여러분이 열심히 스펙 쌓으면서, 스스로를 스펙 쌓는 데 혈안이 된 못난 놈이라고 탓합니까? 체제와 시스템, 사회 탓을 하세요. ㆍ 자본주의가 정의로울 수 있는가/p.181
이제 생각 탄생의 마지막 동력을 말씀드릴 때가 됐는데요. 저는 그것이 다름 아닌 ‘아이디어란 세상을 바꾸는 행동의 시작’이란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바꿔 말하면,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가 새로운 생각을 일으키는 원천이라는 것입니다. (…) 이날 자동차를 운전한 친구는 선천적인 시각 장애인이었는데, 제가 만든 자동차를 직접 운전했습니다. 그는 장애물을 피해간 것도 모자라 앞의 자동차를 추월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1월 29일, 그 친구와 저는 모두 꿈을 이뤘고, 성공했습니다. (…) 그날 저는 깨달았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고. 이후 저는 인간을 위한 따뜻한 기술을 개발하자고 다짐, 또 다짐했습니다. ㆍ 생각은 어떻게 탄생하는가/pp.208-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