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내가 내 어깨를 감싸고
내가 내 등을 쓰다듬으며
“괜찮다... 괜찮다...”라는 말로
나를 위로해야 하는 날도 있다.
스스로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와
나를 위한 나만의 응원
더 큰 힘이 되는 날.
그런 날이 있다.
내가 내 손을 잡고
내가 내 발에 맞추어
“그래... 그렇게...”라는 말로
나를 일으켜 세워야 하는 날도 있다.
스스로 나를 이끌고
나를 반겨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그런 날.
그리고 그런 날도 있다.
내 마음의 불을 끄고
내 마음의 선을 뽑고
“그냥 이러고 한 동안만 있자...”라며
오지 않는 잠을 청하는 날도 있다
오늘은 짙은 암막을 내린 채
깊은 단잠을 자고 싶다.
거친 숨도 잔잔히 고르며
꿈조차 꾸지 않고 자는 그런 날.
나의 꿈조차
때론 휴식이 필요하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