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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e 04 | 땅끝이야기 4

by the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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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이야기_12_v2.jpg

 

 

야만과 문명의 정글, 파푸아

죽음과 생명의 삶, 와메나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생물이 뒤엉켜 있는 숲과 정글은 인류의 생명을 지속하게 해준 원동력이자 생명의 보고다. 인류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숲이나 정글을 통해 식량과 땔감을 얻었고, 생명의 근원인 공기와 맑은 물 또한 그 발원지는 숲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숲과 정글은 건강식품과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무한한 자원을 제공해 왔다. 숲과 정글의 식물과 곤충에서 얻은 의약품들은 환자들의 병을 치료하고 병약한 사람들의 고통을 해결해 주었다.

파푸아의 숲과 정글은 아마존의 정글이나 말레이시아의 타만네가라 밀림 등과 더불어 세계 최대의 정글로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자원이며 지구 생명의 원천이다. 이곳의 광활한 우림은 지구의 허파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대량의 산소를 공급해 준다. 게다가 이 정글은 수많은 신약과 의약품의 진원지이다.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야 할 합성 신약들이 이 정글에는 지천으로 널려 있다.
병원도 약도 없는 이곳에서 원주민들은 자연 치유력과 천연치료제를 통해 건강을 유지한다. 정글이 그들의 병원이고 밀림의 식물과 곤충들이 최고의 치료제이다.

 

 


기적의 붉은 열매, 부아메라
파푸아 정글에는 기적의 나무 열매라고 불리는 ‘부아메라(Buah Merah)’가 있다. 외부에 이 열매가 알려지게 된 것은 파푸아의 주도인 자야푸라(Jayapura)에 부임한 대학교수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그는 파푸아에서 지내는 동안 와메나(Wamena)지역 원주민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질환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이유를 궁금해했다. 그리고 그들의 생활습관과 음식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다가 파푸아에서만 자라는 ‘레드 판다누스(RED Pandanus)’나무에 열리는 열대과일 부아메라를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부아메라에 대한 의학적 영양학적 연구 끝에 놀라운 효능을 밝혀낸다.
와메나 원주민들은 수천 년 동안 ‘타위’라고 불리는 이 붉은 열매 부아메라를 먹어왔다. 이들은 척박한 고산지역에서 타로토란과 감자 등의 제한적인 음식물을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부아메라를 통해 다른 부족들보다 더 건강하게 살아간다. 부아메라는 원시 부족들이 기력의 회복과 정력증진을 위해 요리를 해 먹었으며 그들은 이 부아메라 덕에 다른 부족보다 더 용맹하고 전쟁에서도 지지 않는다고 믿었다. 
먹으면 치아가 붉게 물들고 최근에는 매우 귀하고 값비싼 지역 특산물이 되었다. 부아메라가 얼마나 의학적인 치료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척박한 지역에 사는 파푸아 원주민들에게는 필수영양분과 건강을 유지하도록 도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땅끝이야기_3_v2.jpg

 

 

섬과 정글이라는 특성에 의해 수천 년 동안 외부세계와 철저히 차단됐던 파푸아는 1950년경부터 기독교가 신속하게 자리를 잡으며 원시의 석기문명과 현대문화가 공존하고 있으며 문화전이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매우 이색적인 곳이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나체로 다니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던 원주민의 일부는 옷을 입지 않는 것이 매우 부끄러운 것이 되어 있는가 하면 깊은 정글의 또 다른 원주민은 오히려 생전 처음 입어보는 옷이 부끄러워 벗어 던지기도 한다. 현대문명의 상징인 콜라를 마시는 시장의 원주민이 있는가 하면 과자라는 것을 처음 맛보며 신기해하는 정글 속의 소년이 공존한다. 
파푸아는 종족보존의 한 방편으로 행해진 식인문화와 죽은 가족에 대한 사랑의 표현으로 최근까지 이어져 내려오던 손가락 자르기, 보복의 문화로 일컬어지는 부족 간의 치열한 전쟁의 현장이 이제는 생생한 관광 상품과 흥밋거리가 되어 있다. 
파푸아의 빠른 문화전이의 경계에서 사라지거나 남아 있는 풍습이 있다. 바로 식인풍습과 손가락 자르기이다.

 


종족보존을 위한 식인풍습
예로부터 ‘식인풍습’은 세계 여러 나라에 퍼져있었다. 식인이 행해지는 이유는 다양했다. 종교적인 의미나 의식과 의례를 행하기 위한 경우도 있으며 생존이나 긴급 상황에서의 식인도 벌어졌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문화인류학에서의 ‘식인풍습’은, 사회적, 제도적으로 이어져 내려온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행위를 말하며 일시적인 기아상태에서의 긴급하고 우발적인 경우를 말하지 않는다. 식인(食人, cannibalism)은 사람이 생존을 위해 인육을 먹거나 혹은 종교적 의례나 전쟁의식, 장례나 효행과 관련이 있다.
식인풍습을 이야기할 때 늘 언급되는 곳이 바로 파푸아이다. 파푸아의 식인은 외부로부터의 종족보존, 전쟁과 보복의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파푸아의 식인 풍습은 밀림 속에 오랜 시간 동안 외부세계와 단절되어 살아가며 자신의 종족 이외에는 배타적이고 적대적이었던 부계 혈통적 집단구성에 기인한다.

 

 

손가락 단지
파푸아 부족의 종족 간의 애틋함과 사랑을 알 수 있는 가슴 아픈 또 다른 풍습이 있다. 바로 와메나 지역의 손가락을 자르는 풍습이다. 와메나의 부족들은 가족 중 누군가 죽으며 이를 애도하기 위한 방법으로 손가락 마디를 자르는 단지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는 가족을 잃은 아픔과 슬픔을 표현하는 한편 장례 기간 동안 자신의 손가락을 돌칼로 내려찍으며 고통을 받으면 화장을 당하는 죽은 이의 고통을 덜어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와메나 일부에서 이 풍습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독교 중심의 새로운 문화가 자리를 잡으며 요즈음에는 대부분 사라졌다. 
끔찍하고 야만적인 파푸아의 식인풍습과 단지문화가 절박한 삶의 형태이었고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음이 가슴 절절하다.

 

 

 

the bom volume 04 <작고도 큰 발견들> '땅끝이야기 4' 중에서

글·사진 김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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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 Spring 2016

Volume 04 | 작고도 큰 발견들

 

★20160222_더봄vol4_표지_200px.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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