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예매 역사상 최단시간 전석매진(<천국의 눈물> 3회 차(4500석) 2분30초’‘출연 회 차(지방공연 포함) 52회 전석 완판’‘단 두 작품으로 연인원 9만6500명 관객 동원’‘역대 최대 규모 뮤지컬콘서트 4만석 20분 만에 매진’‘2011 상반기 외국인 관객 동원 뮤지컬 TOP 5 중 1위, 3위 석권’
뮤지컬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신드롬을 일으키며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김준수의 파워를 보여주는 대기록들이다. 그는 등장과 함께 가공할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공연계를 경악케 했다. 그의 폭풍은 충분히 예상되었던 것이지만, 파도의 수위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의 뮤지컬 진출은 ‘신선한 바람’ 혹은 ‘메마른 대지 위에 단비’라는 수식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그 무언가를 안고 있었다.
2010년 1월 26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빨간 코트를 입은 ‘볼프강 모차르트’가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계의 블루칩이 탄생하는 순간이자, 김준수 개인적으로는 연예활동의 스펙트럼을 한 단계 더 확장하며 배우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샤차르트’의 탄생은 그렇게 우리 뮤지컬계에 깊은 울림을 던졌다.
한국 뮤지컬계의 단비 ... ‘샤차르트’의 탄생
그러나 그의 뮤지컬 데뷔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김준수가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환영하는 눈빛보다는 부정적 전망이 더 우세했다. 무엇보다 아이돌스타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은 그가 어느 정도 해낼 것인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얼마 전부터 가수 출신 연예인이 뮤지컬에 도전했다 잇따른 흥행실패로 쓴맛을 본데다,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일부 스타들에 대한 무분별한 캐스팅을 두고 공연가의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던 터였다. 가수 출신 배우에 대한 선입견이 그의 안착을 방해할 것은 틀림없었다.
이제껏 정극연기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그가 무대 위의 배우들과의 호흡은 물론, 관객과의 교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잘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인지 의아해하는 시선도 많았다. 만에 하나 발음이 꼬이거나 상대 배우와의 동선이 무너질 경우엔 신인인 그가 이를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걱정거리였다. 게다가 공연장은 소극장도 아닌, 국내 최대 규모의 세종문화회관이었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해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막이 오르고 공연이 시작되자 그는 이 같은 우려를 일순간에 불식시키며, 자유를 갈망하는 천재음악가의 삶을 역동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처녀출연임에도 시종 치밀하게 계산된 섬세한 안무와 화음으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모차르트로 변신한 그는 수 세기 전 음악신동이 겪었을 갈등과 이상을 자신의 느낌으로 새롭게 창작하고 투영해냈다. 이는 분명 이전 동방신기 무대와는 또 다른, 그리고 확연히 구별되는 모습이었다. 그는 남이 모르는 사이, 이미 한 치나 성장해 있었던 것이다.
<모차르트!>는 고음으로 불러야 하는 곡들이 많아 기성 뮤지컬 배우들도 소화하기에 쉽지 않다는 고난이도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당하게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연기력과 가창력 모두 뮤지컬 초보답지 않은 안정적 기량을 선보였다는 평단의 호평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 결과는 지난해 ‘제4회 뮤지컬 어워드’와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그대로 결실을 이루었다. 한 해 동안 국내 뮤지컬무대를 결산하는 이 시상식에서 ‘남우신인상’과 ‘인기상’을 연거푸 수상하는 저력을 과시한 것이다. 이들 양대 시상식을 동시에 석권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최고의 티켓파워를 보여준 작품과 배우에게 수여하는 ‘2010 골든티켓 어워즈’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대상을 받은 것은 덤이었다.
‘흥행 파워’ 입증 ... 국내 최대 규모 뮤지컬콘서트
<모차르트!>의 감동을 단지 뮤지컬 공연으로만 만족하기엔 너무 아쉬웠던 것일까. 김준수는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역대 최대 규모의 뮤지컬콘서트를 개최한다. 지난해 10월 7일부터 나흘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김준수 뮤지컬콘서트 - Levay with Friends’는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김준수가 세계적인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를 비롯한 서범석, 민영기, 신영숙 등 국내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모차르트!>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보인 공연이었다.
웅장한 스케일의 무대와 영상, 38인조의 생생한 라이브 연주 등 볼 거리, 들을 거리, 즐길 거리가 풍부했던 이 공연에는 특히 독일의 뮤지컬스타 우베 크뢰거가 함께해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뽐냈으며, 거장 르베이가 김준수에게 선사한 ‘니가 그리웠어’가 최초 공개되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김준수의 섹시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인톡시케이션’ 무대는 화끈한 팬서비스였다.
기존 갈라 콘서트와 차별화 된 뮤지컬과 콘서트를 접목시킨 이 공연은 김준수가 개별 활동을 시작한 후에도 끝없는 팬들의 사랑과 지지 속에 단순한 아이돌을 넘어 그만의 음악세계를 키워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이었다.
게다가 공연실황 DVD는 발매 2주 만에 4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각종 판매처 1위를 올킬했으며, 일부 판매처에서는 품절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한 음반 전체 판매량에서도 전체 3위(예스24기준 3월14일~21일 주간판매순위)에 올랐으며, 일본 음반판매 사이트인 HMV에서도 1위에 랭크되는 파워를 과시했다.
개막 전부터 고액개런티 논란 얼룩진 <천국의 눈물>
연기력과 인기를 동시에 인정받은 김준수는 여세를 몰아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의 주연으로 발탁되었다. 1967년 베트남 전쟁과 그 후 20년을 배경으로 작가를 꿈꾸는 순수한 한국군 ‘준’과 그가 사랑하는 클럽 가수 ‘린’ 그리고 권력을 이용해서라도 린을 차지하고 싶은 미군 대령 ‘그레이슨’의 강렬한 사랑 이야기를 이 작품은 제작사 설앤컴퍼니가 세계 시장을 겨냥해 선보이는 야심작이었다. 특히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내놓는 한국 초연 작품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작품이 막을 올리기도 전, 예기치 않은 곳에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때 아닌 고액개런티 ‘잡음’이 발생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는 “김준수는 자신의 출연료 전액을 이번 작품에 투자하며, 노 개런티로 참여한다.”고 설명했지만, 기자들은 개런티 부분 혹은 향후 수익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급기야 제작사는 ‘김준수가 한 회당 수 천 만원에 이르는 업계 최고의 출연료를 챙긴다’는 일부의 주장을 불식시키기 위해 계약서를 공개하는 초유의 일까지 벌이게 된다. 제작사와 출연자의 계약 내용은 공개를 하지 않는 게 원칙. 공연을 앞두고 특정 출연자의 계약내용이 세부적으로 외부에 공개된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일이었다.
자초지종을 알아보기 위해 제작사인 설앤컴퍼니에 전화를 걸었다. 홍보팀 관계자는 차분하게 계약서 공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의 목소리에 본의 아닌 논란을 겪은 김준수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짙게 깔려 있었다.
“제작발표회에서 준수 씨가 노 개런티 투자 형식으로 출연한다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이후 여러 곳에서 의혹이 제기되었어요. 출연자에게는 상당한 결례이자 저희 입장에서도 부담이 컸지만 투명하고 떳떳하게 진행하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에서 이루어진 결정입니다.
사실 출연료 등 계약의 전반적인 내용은 제작사와 배우 간의 비공개를 전제로 한 비밀조항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고액 출연료 파동 때문에 ‘뮤지컬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좋은 마음으로 참여한 준수 씨가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염려돼요.”
그러나 이런 논란에도 그는 “배우는 연기로 말하는 것”이라며 흔들림 없는 실력을 발산해낸다. 그는 이 작품에서 한층 성숙해진 내면연기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했다. 전쟁이라는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와 현실적 장벽에 ‘준’이 절절하게 안고 사는 연민과 체념, 갈등과 기대를 용해시켜냈다.
완성도 높은 연기를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연습에 매진한 그는 딸을 찾아 나선 반백의 중년 작가부터 색 바랜 군복 차림의 모습까지 다양한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다소 어수룩하고 능청스런 모습부터 연인을 두고 전쟁터로 향하는 안타까움과 이별의 절규는 객석까지 애잔함의 파편을 튀게 하며 기존의 이미지를 지워내고 그 위에 ‘준’을 덧입히는데 성공했다.
<천국의 눈물>은 그러나 개연성 약한 스토리 구조와 설득력 없는 설정으로 ‘창작 작품의 한계’ ‘미스 사이공의 아류’라는 비아냥거림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극의 완성도와 현실감 떨어지는 구성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올 상반기 외국인 관객동원 3위에 올랐다. 이는 김준수의 존재감을 빼놓고는 더 이상 어떠한 설명이나 해석도 덧붙일 수 없을 정도다.
라이선스 작품이 주류를 이루는 요즘 공연가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의 창작뮤지컬을 소개할 수 있었다는 것은 큰 소득이다. 게다가 흥행과 작품성이 검증된 숱한 라이선스 작품의 출연제의를 마다하고, 창작 작품을 선택한 김준수의 마음 씀씀이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는 자신의 출연이 국내 순수 뮤지컬 창작에 조금이나마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음을 알았던 것이다. 이런 마음은 출연료 논란이 일었던 당시 김준수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힌 설명에 잘 드러나 있다.
“요즘 뮤지컬 시장이 많이 위축됐고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이 세계를 겨냥한 것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국내 영화와 음악은 세계 시장에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창작뮤지컬은 그런 경우가 드문 게 사실입니다. 대형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은 상당히 좋은 작품이고,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투자자로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세계적 거장들은 왜 유독 그에게 ... ‘샤토드’가 온다
이처럼 한류스타로서 ‘뮤지컬 한류’를 이끌어가겠다는 책임감과 무대 위에서 탁월한 관객과의 교감, 그리고 진정성 넘치는 연기는 곧 전문가들의 높은 평가로 이어지며 그가 앞으로 뮤지컬계를 이끌어갈 재목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많은 아이돌스타들이 인기에 편승해 뮤지컬 무대에 겁 없이 뛰어들지만, 김준수처럼 실력으로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 시각이다.
<국민일보>가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13일까지 뮤지컬 평론가 및 제작자 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김준수는 연기력, 가창력, 흥행력, 성장가능성 등 모든 평가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진정훈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김준수는 이미 <모차르트!>와 <천국의 눈물>을 통해 검증된 뮤지컬계 스타”라고 평가했고, 윤호진 단국대 교수는 “본능적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능력이 돋보인다.”고 칭찬했다. 왕용범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교수도 “그는 앞으로도 계속 대중에게 사랑 받는 뮤지컬 배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준수는 평단뿐 아니라, 세계적 거장들의 사랑도 독차지하고 있다. 상대를 향한 배려와 겸손을 잊지 않는 그의 순수한 모습은 뮤지컬 톱스타와 거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기에 대한 진중한 자세는 신뢰감을 더욱 높여주었다.
<천국의 눈물>에 연적으로 함께 출연한 브로드웨이 스타 브래드 리틀은 김준수의 장점에 대해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배우는 관객들에게 보여 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노력해서 과장되게 다가서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김준수는 그 컨트롤을 놀라울 정도로 잘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연출한 가브리엘 베리는 “한국에서 유명한 뮤지션이라고 들었는데 항상 겸손하고 예의가 바르다.”면서 “그는 굉장한 연습벌레이며,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한다. 그는 프로가 분명하다.”고 극찬했다.
<지킬 앤 하이드>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 역시 <천국의 눈물>을 관람한 후 “김준수는 매우 멋진 연기력을 보여줬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브로드웨이에서 <지킬 앤 하이드> 공연에 주인공으로 서게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뮤지컬콘서트 당시 김준수의 이름이 새겨진 조끼를 입고 무대에 올라 직접 피아노는 반주하는 파격을 연출했던 세계적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우리 가족 모두가 준수를 정말 좋아한다. 내 피아노 옆에는 준수의 전신사진 판넬이 있을 정도로 각별하게 생각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었다.
김준수는 지난 5월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 <모차르트!> 앙코르 공연에 출연해 팬들과 다시 한 번 만났다. 당시 JYJ의 월드투어 콘서트 때문에 출연이 불투명했지만, 본인의 강력한 희망으로 ‘막차’를 타고 합류했다. 그리고 한층 발전된 기량으로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해 준 작품에 보은했다.
그리고 2012년 2월에는 신작 <엘리자벳>의 ‘토드’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미 자신의 뮤지컬콘서트를 통해 하이라이트 넘버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던 이 작품에서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벌써부터 팬들의 흥분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의 전설 같은 티켓파워는 다시금 입증됐다. 개막을 3개월이나 앞두고 오픈한 예매에서 김준수는 자신의 출연 회차 전석을 매진시키며, 티켓 품귀현상을 예고했다.
한편, 김준수는 <천국의 눈물>로 제17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상대역 윤공주와 함께 인기스타상을 수상했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었다. 그는 이날 “언제부턴가 객관적인 수치에 있어서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외면당하는 부분이 있어서 많이 속상했다. 이렇게 이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자리가 아닐까 싶다. 모든 관계자와 같이 울어준 관객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뜻 깊은 수상소감을 전했다.
모진 시련을 오히려 단련의 기회로 삼으며 발전하는 그는 이제 뮤지컬계의 블루칩에서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다. “뮤지컬을 통해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처럼, 높은 성벽을 깨고 나가 큰 세상에서 꿈을 찾아 이루는 ‘황금별’이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