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분들에게 고(告)함. 삶이 아무리 그대를 힘들고 노엽게 하더라도
잠시 그대 곁에 있는 그녀에게 눈을 주자. 눈만 마주치더라도 그녀는 행복해 할 것이다.
삶이 아무리 그대를 지치고 쓰러지게 하더라도 잠시 그대 곁에 있는 그녀에게 귀를 내어주자.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당신에게 그녀는 환한 미소로 답해 줄 것이다.
삶이 아무리 그대를 억압하고, 짜증나게 하더라도 잠시 그대 곁에 있는 그녀에게 입을
열어 말해주자. "감사하다고." 감사하다고 말해주는 당신에게 그녀는 사랑한다고
답해줄 것이다. 화려한 보석이나 물질이 아닌 작은 것 하나, 정성 하나, 그리고 배려와
관심 하나가 그녀들을 당신 곁에서 지키고 보호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녀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의 대상이니까 말이다.
유려한 감각적 영상과 충실한 내러티브 연출로 잘 알려진 리들리 스콧은 로드무비의 형식을
빌어 페미니즘의 교과서 같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영화가 가져야할 기본 명제가 인간에 대한
성찰이라면, 이 영화는 그러한 덕목을 가장 잘 충실하게 반영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엔딩신에서의 델마(지나 데이비스)와 루이스(수잔 서랜든)의 대화로 마무리되는
클라이막스는 영화사를 통털어서도 손꼽을 수 있는 명장면이자 두고 두고 다시 보아도
곱씹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만일, 아직도 고리타분한 착각의 늪에 빠져 있는 남성이 있다면 명심하기 바란다.
그 늪에서 빠져나오기도 전에 그녀들은 당신 곁에서 멀리 멀리 떠나버릴지 모른다.
마치 이 영화의 두 주인공처럼.
인생이라는 수레바퀴는 평등이란 양식을 먹고 자란다.
[John 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