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촉박해서...심정지 택시기사 방치한 채 떠난 승객”
이라는 한 기사의 제목을 보았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는 게 기사를 읽고서 든 첫 생각이었다.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진 택시기사를 뒤로한 채, 비행기 시간이 임박했단 이유로 본인들의 다른 택시로 옮겨 타기에 급급했다니. 한 차례의 신고 전화만 했더라도 충분히 살릴 수 있었던 목숨이었다.
그들은 과연 처벌 받았을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엔 아직 ‘구조 거부’에 대한 죄를 물을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없다. 도덕적으로는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게 우리나라 법의 현재 입장이다.
실제로 프랑스, 독일, 폴란드, 미국, 심지어 북한까지,
많은 나라들이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조해도 본인에게 피해가 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구조 활동을 방치했을 경우’에 대한 법적 처벌 장치를 마련해두었다. 이것을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라고 부르는데, 이 법의 근거는 신약 성경의 이야기에서 근거한다. 한 유대인이 여행을 하던 도중 강도를 만나게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못 본채 그냥 지나가 버렸지만, 평소 유대인에게 멸시를 받던 한 사마리아인만이 그를 도와주었다는 거다. 듣자 하니 비단 현대사회의 문제만은 아니었나보다.
이번 심정지 택시기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을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씁쓸함은 여전히 감출 수 없다. 법을 운운하기 전에 우선 되어야 할 것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도덕성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