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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e 03 | 제주의 자연과 문화, 색을 담다 Brand 갈중이

by 관리자 posted Aug 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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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과 문화, 색을 담다

갈중이

 

 

제주 하면 떠오르는 것이 돌, 바다, 그리고 햇살과 바람이다. 예로부터 제주 사람들은 돌담길을 걷고, 바다에 나는 신선한 해산물을 먹었다. 그리고 제주의 풋감, 햇살과 바람이 만든 옷인 ‘갈옷’을 입어왔다. 브랜드 ‘갈중이’는 그 풍경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의 자연을 고스란히 담은 갈옷을 만들며, 제주의 문화와 색을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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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옷, 그리고 브랜드 ‘갈중이’

 

제주 사람들은 예로부터 감물 들인 옷인 ‘갈옷’을 입어왔다. 갈옷은 통풍이 잘 되고 땀을 잘 흡수하여 덥고 습한 제주의 환경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질기고 잘 헤어지지 않아 제주 서민들은 갈옷을 노동복이자 일상복으로 입었다. 갈옷은 제주 사투리로 ‘갈중이’라고도 하는데, 3대에 걸쳐 갈옷을 만드는 브랜드 갈중이(이하 갈중이)는 이 이름을 고스란히 가져다가 상표명을 지었다. “갈옷은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전국, 나아가 세계적으로 제주를 표현하고 알릴 수 있는 옷이잖아요. 저희 갈중이도 제주를 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갈중이는 제주민이면 누구나 쉽게 입던 갈옷을 창의적으로 개발하여 브랜드화한 기업이다. 조순애 대표는 집안 대대로 만들어 오던 갈옷의 가업을 이어 상품을 개발하고 개량하였다. 시어머니의 시어머니 때부터 갈옷을 만들어 오일장에 내다 팔았다. 그 감물염색기술의 전통을 조순애 대표가 이어받았다. 1997년 공항에 상품을 납품하게 되어 브랜드 갈중이를 설립하고 원단이나 모자, 가방 등의 관광상품을 생산하였다. “그 전에는 원단을 만들고 납품했는데, 원단 수요가 줄어들고 납품이 끊기니까 상품개발을 하게 된 거죠.” 갈옷을 만드는 다른 이들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라도 상품개발은 필수였다. 갈중이는 갈옷이나 가방, 모자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상품, 침구류, 민속인형 등의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그리고 그 오랜 노력의 결실로 2005년에 이르러 산방산 아래 매장이 들어섰다. 2009년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11개국 정상 기념품으로 선정되었고, 전국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제주마 말총을 이용한 관광기념상품으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그 전에는 염색할 공간이 없어 비행장이나 공터 등 너른 장소를 찾아다녔는데 신도리에 농장을 조성하고 5000평 규모의 염색장도 마련했다. 끊임없는 상품개발 노력과 우수성이 인정받아 2013년에는 제주형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로 선정되었다. “처음엔 모자와 같은 관광 상품을 많이 생산했어요. 그런데 이젠 그런 상품들이 경쟁력 없잖아요. 생산자도 많아지고. 그래서 저희는 옷으로 차별화 전략을 세웠어요. 옷은 소품에 비해 기술력도 필요하고, 소비자들 사이즈도 다르고 해서 어렵지만, 저희만의 노하우와 디자인 능력, 남들이 없는 염색기법, 자체 생산기술이 있으니까 자신 있어요.”

갈중이는 작년 9월에 인사동지점을 오픈하고 현재 온라인 쇼핑몰 오픈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도 옷을 생산했지만 기본적인 옷만 팔던 반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의류사업에 도전한다. 갈중이에게 옷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갈중이를 이끌어갈 동력이자 디딤돌이다. 갈중이는 의류사업을 터닝포인트 삼아 제주 상품을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드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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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감물염색 방법

 

갈옷을 염색하는 데는 풋감이 필요하다. 7월 말에서 8월 초 채취한 풋감을 도고리(함지박)에 넣고 마깨(방망이)를 이용하여 즙이 나오도록 으깬다. 무명이나 광복으로 된 옷이나 천에 감즙이 골고루 베이게 주무른다. 감물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짜서 햇빛에 말려준다. 풋감의 탄닌 성분은 섬유와 결합하여 응고 되는데, 햇빛에 노출시키면 산화되면서 색을 띄게 된다. 그러므로 여러 번 반복해서 물에 적시고 널어주는 발색과정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옅은 아이보리색에서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데 원하는 색이 나오면 마무리 작업을 하면 된다. 끓인 물에 원단을 넣고 뒤적이다가 깨끗한 물에 여러 번 헹구어 널어 말리면 된다.

 

 

 

제주를 담다

 

갈중이의 특별함은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담은 데 있다. 갈옷은 제주산 감과 햇살, 바람, 그리고 만드는 이의 정성이 빚어낸 선물이다. 갈중이는 갈옷 뿐 아니라 갈천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제주를 담는다. 제주 신화를 담은 제주감물인형 뿐 아니라, 물허벅을 진 여인, 망태기를 맨 여인, 태왁을 맨 여인 등 옛 제주 여인들의 생활상을 모티브로 민속인형을 만들어 잊혀져가는 제주의 생활상과 문화를 계승한다.

또한 제주의 돌담의 무늬, 제주말의 말총 등 제주를 표현하는 것들을 상품에 접목시킨다. “갈옷, 갈천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제주를 알릴 수 있는 문화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천연재료를 쓰고, 지역적인 디자인을 개발하고, 사업적으로도 어긋나지 않는 기업이 되어 세계에 제주를 알리고 싶어요.” 갈중이는 그렇게 선조들의 지혜를 이어받아 제주의 자연으로 색을 내어 제주를 담아내고 있다.

 

 

 

갈옷의 매력

 

하나, 생성과 소멸

“갈옷의 매력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듯 변하는 거예요. 염색하면 연한 아이보리색이 나오는데 햇볕을 쬐면서 갈색으로 변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신기하게 갈색이 되는데 또 여러 해 입다보면 색이 연해지죠.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가 다시 무색이 되요. 이러한 과정이 마치 사람의 삶과 닮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갈옷은 색이 바래지면 또 다시 염색해서 입을 수 있거든요. 또 다시 유(有)가 되는 거죠. 화학염색은 가질 수 없는 천연염색의 매력이에요.”

 

둘, 색의 신비

풋감을 이용한 감물은 오래 말릴수록 진한 갈빛을 띤다. 그래서 햇볕에 말리고 감물에 담그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원하는 색을 만들 수 있다. 게다가 감물 들인 천에 감태나 쪽, 양파 등의 소재를 사용하면 다른 빛깔을 더할 수 있다. 감태는 진한 갈색을 더하고, 쪽은 푸른빛, 양파껍질은 노란빛, 양파와 쪽을 섞으면 초록빛을 낸다. 그야말로 색의 신비다. 색 뿐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우수성이 더해진다. 감은 통기성이 우수하고 시원하여 자외선을 차단하여 향균력이 뛰어나고, 감에 쪽물을 더하면 햇빛이나 땀에 견디는 능력이 높아지며, 감에 양파를 더하면 맑고 투명한 색감을 내고, 감태는 피부자극을 완화하고 옷감에 광택감을 주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포근하고 시원한 자연의 색은 함께 모여 신비로운 빛깔을 만든다.

 

 

 

 

 

이수현 사진 민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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